생각의자 30

그의 노예가 되어도 좋으리

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한두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. 내게 오형범 장로님이 바로 그런 분이다. 지난 초여름 오 장로님은 뜬금없이 오는 8월 말에 중국 연길에 와서 그곳 장애인들에게 강의를 해 달라고 했다. 다만 조건이 있는데 그 첫째는 왕복 항공료를 전부 내가 부담해야 하고, 둘째는 강사료가 없다는 것이다. 나는 아무 이의 없이 찬성했다. 그런데 세번째 조건이 문제였다. 강의를 들으러 오는 2~3백 명 정도 되는 장애인들의 저녁식사까지 나보고 책임지라는 것이었다. 28년동안 강의를 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. 그러나 나에게는 그의 제안을 거절할 용기가 없었다. 나는 얼이 빠진 상태에서 "네, 알겠습니다." 하고 대답하고 말았고, 약속대로 연길에서 세 가지 조건을 그대로 지..

생각의자 2019.07.01